'편지'에 해당되는 글 1건

minus_ matrix

마음으로 언어을 다스리는 사람
이외수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전에 이미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갖은 상념이라는 바다 속에서 사유(思惟)을 통해 건져올린 언어들로 만들어내는 형상들. 시나 소설, 그림과 조각 그 밖의 모든 예술이라는 것들도 이런 뼈를 깎는 아픔의 행위 뒤에 나온 것이 아닐까.
Editor
임효준


편 지_ Letter

그대, 한 이름모를 시인의 시에 송두리째 마음을 빼앗겨 보았나요.
살아가는 일상의 하루에서 누군가가 간절히 그리울 때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
문득 스쳐가는 사람들 속에서 막연하게 떠오르는 사람, 그냥 그리움으로 덮어두기에는

마음 속에서 끓어 오르는 애틋함이 너무 커 밤을 지새워 보기도 합니다
.

말로 하는 사랑보다도
글로 쓰는 그리움보다도

한번 찾아가 보는 게 낫다. 마주 선 미소 하나가 낫다.

시인의 외침처럼 찾아가 미소 한줌 보여주기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우리는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곧 겨울이 오겠지요. 올 한해는 많은 비에 우리의 가슴이 젖었고
무서운 태풍에 젖은 가슴마저 무너져 내렸습니다.
알 듯 모를 듯 세상살이에 요즈음 사람들은 버거워 보입니다.
사람이 그립습니다. 가족들이 떠오릅니다.
찾아 갈 수 없다면 하얀 종이 위에 보고픈 마음 가득 담아보세요.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말하듯이 적어보세요.
어느덧, 나의 이야기에 그 사람은 갖은 표정들을 지어보이며 대답합니다.
찾아 갈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글로 쓸 수 있을 때가 돌이켜보면 축복입니다.
편지의 신비로움은 마음을 고스란히 담는 것입니다.
간절한 기도를 담아 하늘나라에 있는 그리운 이들에게도 부칠 수 있는 것이 바로 편지입니다.
닿을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깨알 같은 사연들을 담을 수 있는 편지는 그래서 사람냄새가 납니다.
그대여, 오늘 하루만은 당신을 지켜봐 주는 고마운 이들에게 용기를 내어 사랑한다 말해보세요.
작은 쪽지 하나에 행복은 주렁주렁 열립니다. 바로 지금처럼 말입니다.



"작은 하나의 단어라도 소설에서 사용할 때는 저의 사유(思惟)를 일일이 거쳐 나온 것입니다. 사유를 거치지 않고 적힌다면 하나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이 행위는 제가 소설이라는 문학을 멈추지 않는 한 계속 될 것입니다

이외수. 이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면서 안개가 잦은 춘천과도 잘 어울리는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춘천행 기차 안은 언제나 젊은이들의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잠시 태풍으로 입은 상처를 망각할 정도라는 게 미안할 따름이다. 덜컹거리는 움직임 속에 우리 모두가 아픔을 함께 이겨내리라 생각하는 동안 기차는 춘천에 멈추어 섰다.

끝없는 사유(思惟) 속에 깃든 살아 숨쉬는 언어

춘천의 가장자리 햇볕이 따스히 드는 양옥집. 삽살개 세 마리와 뜰 앞 작은 연못의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시간의 정적만을 이야기한다.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어서들 앉으세요.”

한창 글에 집중을 하면 그 흐름을 끊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 한 번 글을 쓰면 두 세시간 조각잠을 자면서 한끼 식사만으로 집필하는 그이다. 그런 그를 우리가 흔들어 놓은 것이다.

... 그와 실제로 대면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밤잠을 설쳤다. 눈앞에 그를 보고 있노라니 숨소리조차 떨린다. 몸의 가장 높은 곳에서부터 중력이라는 힘에 이끌려 마구잡이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움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낼 듯한 처음 이미지와는 너무나 다른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처음 소설을 쓰게 된 동기는 불순했습니다. 외상 값과 방세가 밀린 궁핍한 생활에서 상금을 타기 위해강원일보신춘문예에 응모한 것이 인연이 되었죠. 그 당시 심사위원으로 김동리 . 유주현 선생님이 초대되셨는데, 처음이라 매우 어설픈 글이었지만 그 분들은 착상이 기발하고 개성이 뚜렷한 것이 장래가 기대된다고 상을 주셨어요.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누구는 평생을 바쳐 도전하는 것을 저는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었죠.”

이외수는 여린 사람이었다
. 깊은 뉘우침과 함께 산간 시골로 들어간다. 3년이라는 세월을 강원도 객골 분교 소사로 근무하면서 비로소 깊은 사색과 함께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 마음 속 여행을 떠난다.

“아침에 일어나 나무들과 인사도 하고 나무의 머리가 가지인지 뿌리인지 생각도 해보면서 모든 것들에 대한 사유(思維)에 빠져 들었습니다.”

서술적 문체에 익숙했던 시절
. 이외수만의 묘사적 문체는 문학적으로도 생명력 넘치는 힘을 보여주며 소설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사물에 대한 그의 상상력은 깊은 사유를 거쳐 아름다운 언어로 살아나 한순간 껍데기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버린다.


마음을 통한 아름다운 사랑만들기

“소설을 쓰면서 인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구상에서 생명체로는 막내로 출현한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다르게 끝없는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어가 되지 않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죠. 비대해져 가는 욕망을 예술이라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소설이라는 문학도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그림도 색체로 이루어진 문학이며 음악도 소리로 이루어진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제 글을 읽는 독자들이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나누면서 사랑 자체에 이르기를 바랍니다.”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외수. 한결같이 머리 쓰는 것만을 가르치며 그것만으로 우열을 가리는 학교 교육에도 그만의 사유는 이어진다.

“한 번은 아들이 아버지 가르침대로 하면 세상의 낙오자가 된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공부보다도 아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분야에서의 성취는 다시 다른 것과 이어져 배움의 깊이가 더해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공부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지고 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경쟁하지 말라고 했죠. 선수가 되지 말고 심판관도 되어 보라고요. 머리로만 세상을 받아들인다면 불행해 집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모두 머리에서 나온 것으로 자기만 알죠. 마음을 쓰는 법을 가르친다면 세상은 훨씬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의 또렷한 말들은 45kg의 작은 몸을 타고 흘러 세차게 공기 중에 부딪치며 상쾌한 파장을 만들어낸다. 누구의 말보다도 짜릿하며 통쾌하다.

머리는 생각과 같은 것으로 마음과 구분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은 언제나 내 밖에 있는 것들과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따로 분리해서 받아들입니다. 그렇지만 마음은 바깥의 것들과 안의 것들을 하나로 봅니다. 옛 선인들이 그렇게도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도 마음이 근본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
문학을 사랑하는 모임>을 통해 순수하게 문학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길잡이 역할도 주저하지 않는다. 소설가 이외수. 글 쓰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는 그의 얼굴에 새겨진 굵은 주름살들은 원고지 한 칸 한 칸과 씨름하며원고지 기생충으로 살아간다는 말뜻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나라 사람만큼 정 많은 사람도 없어요. 아픔을 나눌 줄 알고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입니다.”

 


슬픔과 기쁨을 아는 연기자
김민교


“바른 마음을 가져야 바른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어떠한 연기도 어렵겠죠. 밝고 활기찬 생활로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려고 노력합니다.”

젊은 스님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변신

영화배우 김민교. 낯설은 이름이다. 좀더 설명한다면 올 봄에 개봉한 영화
<
동승>에서 젊은 스님으로 열연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알 수 있을까.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동승>에서 세속적인 사랑이지만 남녀의 사랑에 번뇌하며 울부짖음으로 목탁을 두드리다 평생 기다려도 오지 않은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안개 자욱한 새벽녘 먼 길을 떠나는 젊은 스님을 열연했다. 서울예전 연극과 93학번으로 졸업 후 대학로에서 연극을 계속 해왔다. 현재 유인촌씨가 운영하는 <극단 유>에 정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처녀작 <동승>에 참여하게 된 것은 1997년 성철스님을 주제로 제작 중이던 영화가 사정상 촬영이 중지되어 다시 대학로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연출을 맡은 분의 소개로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영화계에서 관객
20만명만 넘으면 기본이라는 말이 있다. 영화 <동승>은 잔잔한 주제성과 함께 이런 류의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50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괜찮은 성적이다. 영화배우 김민교 역시 실제 주인공인 어린 동승보다 더 깊은 이미지를 남기며 좋은 평을 받았다.

“4
년의 촬영기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 제작비가 없어 제작비가 생길 때마다 촬영하면서 다시 기다리기를 여러 번, 어린 동승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해서 중학생을 바라볼 때 끝났죠. 우스개 소리로 어린 동승이 크면 안된다고 집에서 보약도 먹지말고 그대로 있으라는 이야기까지도 했답니다. 하하

부리부리한 쌍거풀 진 두 눈에 두꺼운 입술
. 합기도 4단의 목소리는 자신감과 힘이 넘친다. 영화배우 김민교는 현재 영화 <안녕 UFO>라는 멜로코메디를 촬영 중이다. 버스 운전수 이범수와 장님 이윤주의 사랑이야기로 이범수 친구로 나온단다.

마냥 까붑니다. 영화 전체에서 밝고 경쾌하게 분위기를 띄우는 감초 같은 역할이예요.”
 
세상 모든 근심을 다 짊어진 진지한 스님에서 이제는 까불이 분위기 메이커라니 참 기대된다.

인간의 순수한 모습을 연기하고픈 열혈남아

“국내 배우로는 이범수 같은 선배처럼 되고 싶구요. 해외 배우로는 <아메리칸 히스토리 X>, <파이트 클럽>, <25>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준 에드워드 노턴을 좋아합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희극과 비극이 늘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선한 역과 악한 역을 동시에 잘 소화하는 것이 복잡 미묘한 인간에 대한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늘 웃음을 띤 얼굴에 장난끼 어린 얼굴이 웬지 무슨 일을 맡겨도 다 해낼 것 같이 믿음직스럽다. 옆집에 사는 오빠, 조카, 형처럼 편안한 사람이고 싶다는 그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에 걸려 신문과 방송에 흘러나올 때 동네 잘아는 편안 사람이라면 입을 모아어쩌면 좋아걱정을 할 것이다. 단지 연예인이라고 부정적인 시각만으로 봐주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다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거침없이 살고 싶습니다. 운이 좋아 나중에 제가 좀 알려진다고 해도 연예인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평소처럼 살아갈 생각입니다.”

느껴지는 것이라 좋고 영화는 관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같이 볼 수 있어 좋단다. 드라마는 정말 하고 싶은 연기가 생길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라는 김민교.

기쁨도 슬픔도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솔직한 매력의 천사표
한지혜


“믿어주세요. 선한 얼굴이라 착하게만 보시는 것도 너무 고맙지만 때론 불평도 하고 짜증도 내고픈 지혜랍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너무 선해 보여서 탈이 날 정도일까
. 축구 한 . 일전이 열리기 한 시간 전에 만난 그녀는 지쳐보였다. 기다린 만큼 만족스럽지는 않다. 편지 답장에서 기대했던 말들이 빠져 서운한 마음에 사로잡힌 느낌이라고나 할까.

솔직한 여대생 소녀

코디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옷도 마다한다. 한동안 성숙한 이미지라 좀 어려보이는 패션으로 컨셉을 잡았다지만 별로 탐탁치 않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 어쩌면 인위적인 노력보다는 솔직한 지금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운이 좋다고 생각하자. 프로라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싫어도 좋은 척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오늘 한지혜 모습은 84년생 순수한 여대생의 모습이다.

“친구들의 권유로 슈퍼모델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제가 좀 게을러서요. 특별히 연예인이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연기를 해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얼굴선이 곱고 쌍거풀 없는 해맑은 눈에 엷은 입술까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가 작은 몸짓에서도 흘러 나온다
.
최근 한지혜에게 속상한 일들이 많았다. KBS 2TV <여름향기>의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 참여한 이수영 뮤직비디오에 자신의 모습이 편집되어 모두 잘려나간 것이다.

영화촬영도 뮤직비디오도 드라마도 다 재미있어요. 하지만 드라마 촬영을 한편 한편 찍으면서 어제와 오늘의 내용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그런 것만 없으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드라마의 인기와 촬영 일정에 쫓기다보면 이런 일들도 많은가 보다
. 누구나 그럴 것이다. 내가 연기하는 사람이 좀더 잘되고 행복한 결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이 많은 사람이나 어린 사람이나 같다. 처음 연기는 MBC <내 인생의 콩깍지>에서 경수(박광현)의 사랑을 받는 백화점 매장 매니저 희정 역을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이어 <남자의 향기>에서는 혁수(안재모)를 사랑하는 부자집 딸로, 또다시 <여름향기>의 박정아역으로 차츰 비중이 커졌다. 영화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싱글즈>에서 정준(이범수)의 여자 친구역을 맛깔스럽게 연기했다.

사랑 받고 싶은 여자

“드라마 <내 멋대로 해라>에서 이나영씨가 연기한 역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조금 여성스럽게요.” 실제로 한번도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단다. 그런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뚜렷하다. “박해일씨나 조승우씨 같은 이미지가 좋아요. 웬지 믿음이 가는 그런 분위기 있잖아요.”

솔직하게 말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이 한없이 순수해 보인다. 한지혜. 신인 연기자로 그 매력을 더해가는 그녀에게 애정이 간다. 점점 공인(公認)으로서 커가는 모습이 두려울 수도 있다. 마음대로 떡복이도 못먹고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사람들을 피해 몰래 찾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세상을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은 별로 이런 것들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좋은 연기자일수록 주위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믿음과 행동으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리잡는 것 같다.

정말 팬들이 많은지 제가 사랑받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보여드릴 수 있는 사랑은 작습니다. 주소 좀….



블로그 이미지

임효준

하나의 촛불이 백 개의 촛불과 다르지 않는 이유는 “깨어있는 성숙한 시민의 눈물”이기에 그 아픔과 깊이는 똑같은 것입니다. 세상은 꽃을 피우기 위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