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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국 극장가의 흥행돌풍은 단연코 독전(Believer)’이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독전4일 누적관객 수 3648825명을 끌어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같은 날 개봉한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294349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이해영 감독의 독전(Believer)’은 지난 2013년 개봉한 두기봉 감독의 홍콩영화 '독전(마약전쟁/Drug War, 2013)'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5년이 지나 한국 색깔로 새롭게 변모한 독전(Believer)’의 성공비결은 바로 캐릭터에 있다.

 

마약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누아르 형식이라 자칫 우울하고 무겁기까지 할 이야기들이 살아있는 캐릭터로 인해 캐릭터 스스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천만도 가능해보인다.

 

여기에 몰입도는 최상이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과 폭발음, 그리고 총격씬에서 아이러니하게 흘러나오는 유행 지난 반주음악까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다.

 

간간이 터져 나오는 캐릭터들의 대사 속에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삶의 철학까지도 숨어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농아남매의 등장이다. 선악을 넘어 과 소통하며 소리의 차단이라는 현실 앞에서 현실 세계를 조롱하듯 음악소리를 최대로 키우거나 마구 총을 쏘아대다가도 때로는 장난을 치듯 유유히 사라지는 그들을 볼 때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캐릭터들의 향연, 그 속에 연민 녹아들다

 

다양한 관람평이 있지만 관람객 모두가 공감하는 단 하나, 최고 압권은 다시 볼 수 없는 고 김주혁의 광기어린 진하림연기다.

 

소름끼치도록 강렬하면서 한순간 몰입하게 만드는 그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빠져든다.

 

'독전'은 미치도록 그를 그립게 만드는 영화다.

 

류준열, ''의 연기는 그를 최고 절정의 배우에게만 열리는 문을 활짝 걷어찼다. 매순간 믿음을 갖고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열렬 청년의 날카로운 눈빛하나가 모든 장면 속에 살아 꿈틀댄다.

 

'이 선생'과의 관계는 영화를 볼 사람들을 위해 남겨놓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에 짙은 연민을 느끼게 한다.

 

김성령이 연기한 '연옥'은 등장부터 마지막 모습까지 하나의 반전이며 스크린의 폭력 같았다. 사건 전개에 ''라고 믿었던 관람객을 한순간 맨붕 시켜 버렸다.

 

조진웅의 '원호'는 지난 2016년도 방영된 tvN '시그널'의 형사 같은 진지함에,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광적인 집착을 연기했다. 마지막 눈물 고인 눈빛을 ''에게 던지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후 총성이 무슨 말을 하는 지 관람객들의 궁금증은 감독 이해영의 열린 결말, 혹은 확장판, 또 다른 결말 등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운을 남긴다.

 

진서연이 연기한 진하림의 애인 '보령', 역시 명품 캐릭터다. 예측하기 어려운 마약중독자의 광기를 적나하게 보이며 마지막 모습까지도 관람객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어 버린다.

고 김주혁의 강렬한 애인으로 영원히 기억될 만 하다.

 

차승원의 '브라이언'은 호불호가 갈린다. 코메디라고 하는 사람과 재벌 승계에서 밀려난 신학도 전공 사이비 사업가를 잘 연기했다고 하는데 보는 이의 몫이다.

 

이주영과 김동영이 연기한 농아남매 역시 선과 악을 떠나 독특하고 재밌다. 특히 세상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 두 사람과 ''과의 소통, 그리고 '상처입은 개' 까지 또 다른 ''을 보는 듯하다. 마지막 총성에도 소리를 듣지 못하고 해맑게 장난치는 이 두 사람의 모습도 압권이다.

 

소리의 미학과 이 시대 삶의 냉정한 철학이 은근히 숨어있어 재밌다.

 

점점 멀어져 가는 눈 덮인 집과 농아남매. 카메라를 붙잡고 뛰어 들고 싶은 충동은 이 영화의 결말을 미치도록 알고 싶은 이 시대의 또 다른 ''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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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

하나의 촛불이 백 개의 촛불과 다르지 않는 이유는 “깨어있는 성숙한 시민의 눈물”이기에 그 아픔과 깊이는 똑같은 것입니다. 세상은 꽃을 피우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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